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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 줄거리, 감상과 밑줄

by 하롸랑 2025. 6. 5.

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밝혀두자면, 나는 에세이 도서를 선호하지 않는다.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던, 서점에 괜히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표지와 제목이 익숙한 많은 에세이 서적들을 다수 시도해 보았지만 내 취향이 아니었다. 따라서 이번 서평이 상대적으로 혹독하게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 즉,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좋은 책일 수 있음을 미리 언급하고 싶다.

 그럼 왜 굳이 읽었냐고 묻는다면 회사 도서관에서 추천한 도서이기 때문이었다. 안 맞는 종류의 책이라고 마음을 닫는 것도 나에게 좋을 것 같지 않았다. 이 책도 부드럽게 슥슥 읽히는 느낌이었지만, 아쉽게도 에세이에 대한 마음의 벽을 허물어주지는 못했다.

 

줄거리: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

 에세이의 특성상 여러 가지 짧은 단상들로 작성되어 있다. 티스토리에 적긴 뭣하지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일상에 대한 단상 글들을 읽기 좋아하시는 분들이면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된다. 짧은 호흡의 글들을 엮어 만든 것으로 책을 구매하면 마음에 와닿는 제목들을 찾아서 원하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책은 SNS로 서로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정보과잉의 시대에 너무나 쉽게 불행해질 수 있는 지금 시대의 사람들을 다독이는 내용들이다. 행복을 찾는 것보다 불행을 피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해준다. 힐링계 책으로 좋은 관계에 집중할 것, 나에게 잘할 것,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말 것, 잘 쉬고 너무 많이 애쓰지 말 것, 건강할 것,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 것 등등과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감상: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위로는 이런 것이구나

 이 책 또한 베스트셀러이다. 도서관에서 빌리려면 줄이 꽉 차있어서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는 잘 맞지 않는 책이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 요즘 사람들이 괴로워하는지, 어떤 위로의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책이지만, 오히려 청소년에게 추천해 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 특유의 편안하게 읽히는 문체도 그렇거니와 이런 고민은 어른만의 것은 아니고 전 시대에 통용될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아주 주관적인 부분인데 이 책이 갖는 큰 메시지인 '행복의 추구보다는 불행의 감소가 낫다' 라는 풀어가는 방식을 보다 보면  은근한 우울함과 무기력함이 전해졌다. 필요 없는 욕심이나 비교를 피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이 글은 어쩐지 세상에 조금 화가 나있으며, 불행함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회피하는 듯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만약 이런 방향의 책을 아이에게 사준다면, 나는 이 책보다는 「신경 끄기의 기술」 같은 책을 선택할 것이다. 그 책에서는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유머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밑줄: 다정한 무관심이 필요하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밑줄 -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확하고 어려운 진단명이 아니다. '따뜻한 무관심'이다. 통화가 불편하다는 사람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콜포비아라는 감정 없는 진단명애 아니라, "그래? 그럼 문자로 하자."라는 다정한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앞서 작성한 클레어키건의 「맡겨진 소녀」를 떠올리게 만드는 구절이었다. 나이가 꽤 있는 어른들은 다른 사람을 대충 가늠하여 빠르게 판단하고 섣불리 충고한다. 이런 행동이 잔인할 때가 많다. 젊은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경우가 많다. 상대를 배려해서라기 보다 배려하기 피곤해서 관여하지 않는다. 이 중간 지점이 '다정한 무관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상대가 드러내기 전까지 충분히 기다리면서도 함부로 침해하지 않는 태도. 만약 이 키워드가 마음에 닿았다면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 또한 일독을 권한다.

 

2025.06.03 - [분류 전체 보기] - 맡겨진 소녀 - 줄거리, 감상과 밑줄

 

맡겨진 소녀 - 줄거리, 감상과 밑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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