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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 줄거리, 감상과 밑줄 섬세하게 배려하는 침묵「맡겨진 소녀」는 작년인가 (또)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다. 추천영상을 보자마자 읽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꽤 자나서 읽어서인지 어떤 이유로 추천을 했는지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의 색깔은 아주 연하고 깊고 부드럽다. 인상을 남길 만한 강렬하고 자극적인 설정과 장치는 없다. 그러나 차근히 읽다보면 이야기가 내밀하게 스며든다. '침묵' 자체가 이 책에 중요한 소재이지만, 동시에 이 책이 쓰인 방식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지 않는 것을 가운데 놓고 있다. * 방금 추천 영상을 다시 봤는데 평론가님이 일부러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생략해놓으신 부분도 많았던 것을 발견했다. 역시 이 일이 업인 분이셔서 매너가 좋으시다! 줄거리: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2025. 6. 3.
피로사회 - 줄거리, 감상과 밑줄 어쩌면 영원히 할 일을 마치지 못할 우리를 위한 책 문고판, 시집과 같은 얇은 두께와 감성적인 연보라색 표지에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가 페이지의 무게에 몹시 당황하게 되는 반전매력의 책이다. 처음 1장은 내가 저자의 말을 알아듣고 있긴 한 건지 조차 의문일 정도로 어려웠다. 책이 끝나고 나서도 자신 있게 '소화했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이 책 자체가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주요 철학에 통달한 것을 전제로 논의를 전개할 때가 있다. 그러나 부분 부분 이해한 문장들을 그물같이 성기게 이어도, 이전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관점을 열어주는 책이었다. ​ ​줄거리: 기회와 성장, 그 자체가 당신을 고갈시킨다 많은 역사책을 보면, 계급과 불평등의 오랜 시간을 지나 우리는 현대에 이르러.. 2025. 5. 31.
총, 균, 쇠 - 줄거리, 감상과 밑줄 네. 잘난 척하고 싶어서 읽었습니다.미리 고백하지만 나는 이 책을 순전히 허영심과 자존심을 동인 삼아서 읽기 시작했다. 일단 총, 균, 쇠를 읽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총,균,쇠는 일단 책 제목이 어쩐지 멋들어지고 책도 두껍고 (그래서 멋들어짐이 더해지고) 서울대생들이 가장 많이 빌린 도서로 스테디셀러이며, 책에 큰 관심 없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유명한 책이다. 이후 출간된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더불어 빅히스토리 대표작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벽돌책 깨기 챌린지에 (코스모스와 더불어) 반드시 포함될 것만 같은 이 책을, 친구가 '너무 재밌어서 책장 넘기기 아깝다'라고 호들갑을 떨길래 읽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읽어내기 힘들었다.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느낌 때문에 더 그러했다. 차마 맨 뒤.. 2025. 5. 31.
바깥은 여름 - 줄거리, 감상과 밑줄 오래전 이동진 평론가가 운영했던 팟캐스트 '빨간 책방'에서 소개되었지만 읽지 않고 남겨두었던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을 읽었다. 팟캐스트가 오래되어 줄거리를 거의 잊어버렸는데, 요즈음 슬슬 더워지는 날씨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제목만 대충 보고 별생각 없이 고른 책은 의외의 내용을 가지고 있었다. 바깥은 여름.. 그러면 안쪽은?처음에 책 표지를 보았을 때는 푸르른 표지와 따뜻한 색감에 산뜻한 내용 아닐까, 하고 예상하게 된다. 바깥은 이라는 말도 보이지 않고, '여름'이라는 단어만 도드라져 읽혔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덮으면서 말하게 된다. 아, 바깥 '은' 여름이라고. 모두 일곱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어떠한 방식으로 누군가를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상실 그 자체의 충격과 함께 .. 2025. 5. 29.
그 개와 혁명 - 줄거리, 감상과 밑줄 음.. 이상문학상 대상 최연소 수상? "이상문학상 대상 최연소 수상!" 이 책을 읽기 전 마주한 마케팅은 불편했다. '최연소'라는 수사는 어릴 적에는 나도 뭐든지 하나 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불안을 일으켰고 나이 차고 나서는 나는 대체한 게 뭔가, 하는 자괴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 개와 혁명』을 펼치기 전에 시선은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 특별히 대단한 것 없는 범인의 흔한 질투가 맞다.책을 모두 읽고 난 지금 이 책을 강하게 추천하는 글을 쓰겠다고 결심했다. 이 단편은 올해 읽은 책 중 손에 꼽힐 정도로 훌륭했다. 어쩌면 팬이 될 것 같다. 다 읽고 난 후에는 예소연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흥미가 생긴 것은 물론, 이상문학상이라는 것에 대해 전에 없던 관심이 생길 정도였으니...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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